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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다녀온 건데 이제서야 글로 남기게 되네요.게으름이란 ㅎㅎㅎ)
돌아보면 ... 매번 아내의 협박에 못 이긴 척 마지 못해 길을 나서거나, 아이가 졸라 대는 상황을 모면하고자 여행이라는 선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내와 아이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이벤트를 계획했습니다.
규빈이에게 처음으로 통통배를 구경시켜 줄 기회, 바다 낚시 ~~~ ㅎㅎㅎ

토요일 아침, 
백만년만에 있을 돌아올 듯한 아내의 늦잠을 방해하지 않도록,오늘도 5시 땡하고 일어난 아들 녀석과 책도 읽고, 어리광도 들어 주었습니다.

싱크대 가득 넘쳐나는 설겆이를 마치고, 쌀도 씻고 맵고 짜지 않게 김치찌게도 끓여 두고...
어지럽혀진 장난감도 아이와 힘을 합쳐 모두 정리하고, 계란찜과 멸치 볶음에 아들녀석의 아침까지 모두 해결했습니다.

빨래도 돌려 놓고, 이제 청소기를 돌릴 차례....
이쯤 되면 부시럭 거리면서 일어날 법도 한데 마눌님은 아직 미동도 없습니다.  ㅡ.ㅡ;

할 수 없죠 뭐.
이제 캠핑 도구를 챙깁니다.
카메라를 넣고, 부루스타에 가스는 넉넉한지 체크도 해 보고, 캠핑의 백미 라면도 3개나 챙겼습니다.커피믹스도 넣었고, 나무 젓가락과 일회용 수저,그리고 코펠도 잘 챙겨 넣었습니다.

아이가 갈아입을 옷들(긴팔,짧은 팔/긴 바지,반바지...)과 물, 그리고 물놀이 도구를 챙깁니다. 물티슈도 빼먹지 않았고요.아...바닷바람에 견딜 아내와 아이의 바람막이 옷들도 챙겼습니다.

"일어나~이제 밥 먹어!!"
라고 했더니 벌떡 일어나는 아내...시간은 벌써 9시를 넘었습니다.4시간이나 걸렸네요. 고작 이것 준비하는데...

덕분에 마눌님이 그동안 집안일과 육아로 얼마나 힘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지 아주 쬐~~~~끔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사실 평상시에도 저는 집안일을 많이 하는 편이긴 한데, 마눌님은 고마운 기색이 별로 없어 보여 서운하긴 합니다)

마눌 : "뭐에요, 이 짐들은? 어 머 설겆이도 다 해 놨네? 쿠후훗..."
나 : 어~쫌 했어.시간 남아 돌아서.밥 잘 먹고 그리고 오늘 집에서 푹 쉬어~규빈이랑 어디좀 댕겨 오께~
마눌 : 어디 갈건데요?
나 : 바다 낚시 ... 충남 서산 ...
마눌 : 진작 말했어야지~~나도 갈래...뭐 부터 하지?뭐부터 하지??
나 : 다 챙겼어. 우선 좀 씻고 밥 먹고 간단히 챙겨~  
마눌 : 물은? 규빈이 옷은? 간식은? 쌀은? 코펠은?커피는?부루스타는?라면은? .......
나 : 다 챙겼다 ㅡ.++++ ;  그냥 나와라
마눌 : 진짜?
나 : 어~ (어깨에 힘 좀 들어 갑니다 ㅎㅎ)
....

그리고 무작정 달린 충남 서산의 삼길포항 ...
바다 한 가운데로 들어가고 나올 때 우리가 타고 간 배 입니다.
(선장님 참 좋으신 분 같습니다. 일하시는 분들도 인심도 넉넉하시고..) 
http://dok.do/eimPUP

낚시대가 없어도 걱정이 없습니다.(참가비 2만원에) 릴낚시대를 모두 빌려주시더군요.
배를 타기 전 삼길포항 "바다마트"에서 "채비"만 챙기시면 됩니다.
좌대낚시할거라고 말하면 마트에서 알아서 다 챙겨주시지만, 채비에는 미끼 한 통(2천원)과 납과 낚시가 묶인 세트를 인원 수대로 챙기시면 됩니다.
(1인당 2만원에 오전 7시~저녁 6시까지 낚시를 할 수 있지만, 우리는 2시간 정도 있을 거라서 넉넉하게 4개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남았어요 ㅎㅎ)

삼길포 좌대낚시, 1인당 2만원입니다. 선장님이 나중에 할인혜택을 주실래나 ㅋㅋㅋ

자...이제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 저어기 뱃머리 앞쪽에 부루스타와 규빈이 옷가방,잔뜩 챙긴 음식들이 보입니다.ㅎㅎㅎ 일행들이 1박 2일 코스냐며 ...

여기가 우리가 낚시를 하게 될 곳입니다.

짐을 풀고, 낚시도구를 세팅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0분도 채 안되서, 우리가 낚은.....이 아닌 옆 팀에서 규빈이와 아내가 얻어 온 우럭 한 마리 입니다. 인심들 참~~~좋죠? ㅎㅎ

마눌님의 한 미모??와 규빈이의 작렬 애교로 옆 팀에서 얻어 온 우럭 한 마리.

"아빠~이 물고기 먹으면 안되요!!!끓이지 마세요!!"라는 규빈이의 바램때문에 쫌 미안했지만 ...

선장님께서 직접 회를 떠 주셔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녀석도 막상 회를 보더니 덥석 집어서 잘도 씹어 먹더군요. ㅎㅎㅎ 날 생선이라 조금 걱정은 됐지만...

회를 뜨고 남은 매운 탕 거리를 남은 라면국물에 넣고 끓였더니 비리지도 않고 정말 맛이 말 그대로 죽여 주더군요.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적당히 버무려 둔 양념장과 다진 파, 버섯까지 챙겨갔는데 쓸 일이 없더군요. 비법은 라면스프 ㅎㅎㅎ

폼 하나는 마치 100마리 정도 잡을 기세 입니다. 바람 부는 줄도 모르고 열심인 마눌님..

규빈이도 제법 낚시대를 잡고 재미있게 놀고 있네요.인심 후한 사람들 덕에 볼에도 호주머니에도 사탕이 한가득 입니다 ㅎㅎㅎ


갑작스럽게 떠난 여행지에서 마눌님과 아이 모두 즐거워 하는 모습에 저도 기분이 참 좋아졌습니다.
"고기 낚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많이 후회할거야. 우리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덤으로 고기까지 잡히면 그야 말로 금상첨화 아니겠어~~"라는 말에 마눌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낸 듯 합니다.

이 녀석의 애교를 보면 다음에도 아마 또 가게 될 것 같네요.

나의 산삼, 우루사, 바카스, 비타민....


아이가 부쩍 자라면 .... 
엄마 아빠를 버리고(??)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 즐길 만한 때가 다가오면 ...이 날의 추억이 많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그러기 전에 실컷 좋은 여행을 많이 다녀야겠습니다.
바닷바람도 좋았고,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도 좋았고, 가족들이 행복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도 좋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zank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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