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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한가위구나...

TripWithHope 2009. 9. 30. 17:47
10월 2일(금요일)부터 한가위가 시작된다.
올 추석은 유난히도 짧게 느껴진다.
그마저도 휴일에 걸려 있어, 딱히 "쉰다"는 기분을 찾기도 힘들어 보인다.
벌써부터 교통체증을 고민해야 하고, 짧은 연휴에 아스팔트 위에서 20시간을 넘게 보낼 생각에 고향길을 향한 설레임과 정겨움보다는 어느새 "한숨"부터 나오고 만다.

방콕이나 해야겠다는 직원에서부터, 밀린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는 개발자들..
그나마 교통비라도 아껴서 부모님께 용돈이나 더 드려야겠다는 심성고운 이들도 보인다.  

다행일까?
조직의 비용절감이라는 내면적 측면과 짧은 명절연휴를 편안히 보내게 하자는 외면적 명분..
"직원들이 편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연휴의 앞날과 뒷날을 개인연차를 의무사용토록 권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 인당 연차비용 : 평균 10만원 가정
* 단체연차 적용 : 10월 1일, 10월 6일 총 2일
* 직원 수 : 500명 (계산하기 쉽게...)
* 총 비용 절감액(사측) = 100,000 * 500 * 2 = 1 억원
그렇지만....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알지 못하게 하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쨋든, 딱히 그럴 이유도 없지만) 어차피 개인연차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상사와 힘겨워할 동료들의 눈치를 서로 보며 써야하는, 그런 이상한 시츄에이션은 적어도 없어진 듯한 점은 참 좋다.

이왕에 직원들의 고향가는 길에 "설레임"과 "편안함"을 주려면...
적어도 "비용절감차원이네, 어쩌네"이런 말들이 회사를 갓 들어온 신입사원의 입에서마저 흘러나오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현상인 듯하다.

퍼 주고도 욕 먹는 이런 아이러니한 현상들,
결코 맘 편하지 않는 한가위
"내년에는 정말 없어졌으면 하는 것들"이라고 소망해 본다.

내 고향은 어머니 가슴처럼 편안한 바다가 있는 머나 먼 남쪽이다.
참 멀기도 멀다. 여기

최소 편도 10시간이 걸릴 걸로 예상되는 귀성길과 귀경길...
18개월된 아이를 데리고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한다는 현실은
누가봐도 발걸음을 망설이게 하지 않을까?

명절은 사람소리로 북적거려야 하는데 너마저도 못오면 적막해서 어쩌냐는 형님..
음식준비에 뒷정리에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고 대놓고 푸념하시는 형수님...
산소에 누워서 아들을 기다리실 아버지..
역시 산소에서 증손자를 간절히 기다리실 할머니 할아버지...
고생길이니 그냥 전화드리고 포기하자는 마눌님...
아무것도 모르고 까르륵 웃고만 있는 아들.

어찌하오리까요...
아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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