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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가끔 타시죠?
일전에 택시탔다가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히는 경험을 한 적 있어 끄적여 봅니다.

기사 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금방 집에 다 왔습니다.(하차한 시각은 대략 11시 30분 경...택시비 8천원쯤...)
그런데....호주머니에 넣어뒀던 휴대폰이 택시를 내리는 과정에서 저도 모르게 빠졌나봅니다.
너무 추워서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비로소 휴대폰이 없어진 걸 알게 됐구요.

제 번호로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더니 10번 만인가 택시기사가 받더군요.
제가 내린 뒤에 승차한 다른 손님이 휴대폰 있다고 알려줘서 자기가 갖고 있다고요.

택시기사 왈....제 위치에서 조금 멀다고 생각할 만한 거리를 대며 5만원은 줘야 돌려줄 수 있다는군요.
그분도 참...그 시간에 10분도 안되는 차이로 어떻게 그리 멀리갔으며 미터기 꺽으면 절반도 안나올 거리라고 했더니, "왕복은 줘야 갈거 아니냐? 받을건지 말건지만 말하라"....는군요. ㅡㅡ;
(아저씨 그 돈은 말이죠~ 따블도 아니고 따따블도 아니고, 따따따블이거든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약정이겠지만)공짜 휴대폰 아직도 수두룩하니 안받겠다고 했더니, 그러지 말고 받으랍니다.ㅡㅡ;
4만 5천원에 돌려주러 간다고 ㅡㅡ; 이건 또 왠 어이 없는 흥정모드?

택시기사분들 대부분 팍팍하고 힘들게 살고 계시니 쪼~~~금 이해하자는 뜻에서 "그럼 그냥 오시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조금 지나니 또 집 전화로 전화가 울립니다.
(이때가 새벽 1시경이네요...처음 말한 차고지에서 저희집을 왔다면 2번은 왔다갔다 했을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 분 참, 이번에는 때마침 교대시간이 다 돼서 미안하지만 다음 기사분한테 넘긴답니다.
(1시간이 넘도록 안 오시고 뭐했나고요~~~~ ㅡㅡ;참 어이가 없군요)
휴대폰을 넘겨받은 다음 기사분 왈, 금방 네비게이션 찍고 오겠답니다.
그 후로 3시간을 무작정 기다립니다, 아무런 연락도 없이.....
(안전운행에 방해가 되는건지) 전화를 계속 해도 이제 안 받는군요....(이제 새벽 4시가 지나갑니다.)

기다리다 지쳐서 그만 깊은 잠에 들어버립니다.  zZZZZZ....
벌떡 일어나 시계를 보니 다음 날 아침 8시입니다. 정신없이 3시간을 자 버렸군요.

그런데 이 일을 어쩌나 ㅡㅡ;
잠결에 수화기를 그만 건드렸던 것 같습니다.
헉...오신다는 기사 분.....통화가 안됐겠구나...이 생각이 순간 듭니다.어쩌지....미안해서....

다시 제 전화기로 다시 여러번의 전화를 걸었습니다.
겨우 겨우 통화가 됐는데, 이 분 참....첫마디부터 언성이 많이 높으시군요.
" 추운데 바깥에서 한참을 덜덜 떨다 그냥왔네, 전화기가 계속 통화중이면 어떻게 찾아가냐"고 따지십니다.
(이 택시는 새벽에 히터를 끄고 다니나 보군요 ㅡㅡ; 그런데 왜 밖에 서 있었을까요?운동하셨나?)

물론 기다리다 잠든 제 잘못도 있긴 하겠지만, 교대 이후 금방오겠다던 분이 3시간 동안 그 새벽에 연락도 없이 무작정 기다리게 한 것도 잘못이지 않냐고 저도 이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빈 차로 오는 것보다야 오는 중간중간에도 영업을 했을거라고 추측해 봤습니다. 힘들게 일 하시는데 참....또 참습니다 ㅡㅡ)

그 기사 분...."암튼 그건 잘 모르겠고..."하면서 또 교대시간이랍니다. 다른 기사로 또 바꾼다고 하네요
제 휴대폰을 가져 오실 기사 분이 벌써 3명째 바뀝니다.
처음 휴대폰 줏으신 기사 분 > 교대 기사 > 그 다음 교대 기사 ....

시간은 오전 9시 30분, 휴대폰 잃어버리고 거의 10시간이 지나가는군요.
교대기사 분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럴 수 없다는 군요.
어쩔 수 없이 무작정 또 기다립니다.
(빈 차로 달릴 기사분들이 아니니...영업을 했을 거니....) 시간이 또 흘렀겠죠?
오전 11시가 다 돼 갑니다...

이제 슬슬 짜증을 넘어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2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거의 12시간을 기다린 셈이 되는 겁니다.

전화가 울리고, 근처에 왔는데 얘기한 곳이 네비게이션에 안 나온답니다. ㅡㅡ;
저희 집....8차선 대로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Daum지도, 네이버 지도, 야후 지도에도 정확~~~~히 나오는 지역입니다.
네비게이션이 얼마나 업데이트가 안됐는지, 아주 오래 전 맵을 사용하시나 보다....고 또 참습니다.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대체 이러고서 이 택시회사가 어떻게 생존하는건지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근처에 보일만한 건물을 알려주고, 그냥 거기 비상등 켜고 멈춰 서 있으면 내가 나가겠다고 했습니다.3분도 안 걸려 약속 장소에 도착했고, 일단은 휴대폰을 받았습니다.

기사분이 환갑은 훌쩍 지나셨을만한 어르신이시더군요. 하~~얀 백발을 날리시는...
어쩔 수 없이 얼마 드려야 하냐..고 물었더니 "한 5만원은 받으라더군요." ...... 이럽니다. ㅡㅡ;

연로하시기도 하고, 늦게 오신 것 외에는 큰 관련이 없는 듯해서 그냥 돈을 드렸습니다.
택시회사도 알고, 바로 직전 그리고 전전 기사들도 알아보자는 심정에서...영수증을 발급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교대하셨던 분 전화번호와 함께 말이죠

그리고 택시는 떠나고 일단락....(오후 1시...)

지금 제게 남은 건 3명의 택시기사 휴대폰 번호와
5만원으로 찍힌 택시비 영수증,
택시회사의 전화번호와 상호명,
그리고 잃어버린 듯 아까운 13시간이 넘는 시간들....
이 있습니다.

이걸 두고 지켜보자니 갈등이 됩니다.
또 다른 택시 승객들에게 이런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본떼를 보여주자,
아니야~ 정신 건강에 해로우니 그냥 넘어가자....


여러분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zankke.


[추신] 나중에 알고 보니, 대중교통 이용 중 특히 휴대폰 등을 잃어버린 경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다산콜센터(120)로 문의하면 여러가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참고하세요~ 

택시를 내릴 때 반드시 영수증을 받는 습관을 들이면, 분실물을 찾는 데 들어갈 수고가 더욱 줄어들 것 같네요.

그리고 하나더 !  투철한 서비스 정신과 선량한 의지로, 안전운행에 최선을 다하는 다른 기사 분들과 업체에게는 잘못된 오해가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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