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형광등을 LED로 셀프시공해 봤다

(혹시나 해서 말이지만, 필자처럼 X손인 분들은, 이 글을 읽고 또 읽은 후에 시도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중딩이 된 아들 방에 오래된 형광등이 고장난 걸 고쳐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조금 오래 전일이지만, 모든 형광등을 다 철거하고 LED 교체해 본 경험은 있던 터였다.
예전과 같이 형광등을 그대로 쓰겠다면 안정기와 형광등만 바꾸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기존 형광등 부품을 버리고 과감히 LED로 모듈만 교체해 보기로 했다. 
형광등 전체를 떼내고 LED등 세트를 바꾸는 게 아니라, 기존 형광등 내부의 부속품만 떼고 LED모듈로 바꾸는 작업이다.

만약 기존 형광등을 모두 철거해 버리고, 조명기구까지 포함된 LED방등세트를 설치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보시면 되겠다.
http://zankke.tistory.com/436

모듈 구매 & 언박싱 
쿠X에서 적당한 금액의 LED원형 방등 상품을 고르고 주문, 바로 다음 날 어마무시하게 큰 박스가 배송됐다. 
내부 구성품은 역시나.......과대 포장이었다. 

아~~~주 큰 박스를 열어보면, 상품을 담은 쪼꼬미 박스가 까꿍하고 반긴다. 과대포장은 대박

전체 구성품을 펼쳐 보면 이런 상태다. 
반원형 LED 모듈 25W * 2개, 전용안정기 세트, 콘센트와 자석+너트+볼트 세트가 동봉돼 있다 

전체 구성품을 펼쳐 보면 이런 상태다. 설명서가 없다

설명서 따위....그래 없었다. 당황했다 매우 많이.
흔한 아빠들이라면 설명서 따위 필요없이 뚝딱 해낼거라고 철떡깥이 믿는 쿠X에 감사할 일이지만, 
대한민국 아빠들의 수준을 너무 상향평준화한 거 같다. 나처럼 똥손도 있는데 말이다. 

LED모듈 주위에는 더미 플라스틱이 붙어있는데 사각등을 교체하려는 경우에 유용할 것 같다.
지금은 원형 형광등이기에 이 부분을 똑 부러뜨려서 과감히 제거해서 설치 준비를 해 뒀다 
(사실 모듈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여 매우 조심조심 부러뜨렸다) 

사각등인 경우 굳이 더미 플라스틱(회색)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될 듯하다. 여기엔 모듈 배선이 없어서 제거하더라도 특별히 문제는 없다

차단기 내리고 > 기존 형광등 해체 > 구매한 LED 모듈 설치(부착?)
원래 쓰던 원형방등의 두껑을 열면, 형광등 2개와 안정기 그리고 본선으로 부터 나온 전원이 콘센트에 연결돼 있다. 
이걸 모두 뜯어낸 후에 새로 구매한 LED 모듈, 전용안정기를 연결하는 것이다. 

기존 형광등 내부는 이렇다. 형광등+전압 안정기+전원 배선 모두 떼내야 한다. 제거전에 미리 사진을 찍어두면 좋다

자석+너트+볼트 세트....대체 어떻게 쓰라는 겨? 
헬의 기운이 여기서 부터 스물스물 나기 시작한다.
상품설명에는 자석 떼어서 바닥판에 척, 볼트 넣어서 돌려돌려, 너트 넣어서 조여조여....이걸로 뚝딱일 거라고 나와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기존 형광등에 뚫려있는 구멍과 구매한 LED모듈에 타공된 구멍의 위치와 크기가 같을리가 없다. 
볼트는 너무 길어서 LED모듈이 붕 뜨는 상태가 되고, 자석은 늦가을 낙엽 한장처럼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상황이다. 
결국 자석과 볼트는 버리고, 공구함에 있던 다른 너트와 볼트를 써서 LED와 등기구를 연결했다 

구성품을 모두 펼쳐보면 이런 모습이다.종이에 말아 쌓인 것이 자석세트인데 결국 사용하지 못했다

드디어 점등
그냥 평범한 형광등하고 안정기를 사지 왜 굳이 이런 걸 사서 쌩고생이냐며 투덜투덜 눈치를 주던 와이프, 
막상 설치가 완료되고 점등식?을 하니 "우와~~~ 대박 밝고 좋으네 ㅋㅋㅋㅋ" 
그래 밝긴 밝더라 

012

LED모듈교체 후 점등해 본 모습이다, 안정기 부분이 안습이다.

총평) 밝기는 최고, 설치는 최고난도, 포장은 대박, 설명서 좀 달라고요!!!!
10분이면 끝나겠지 하고 만만하게 봤지만, 퇴근하고 거의 1시간 30분을 공대 체험 했다. 
뚝딱하면 되겠지하고 만만하게 봤다간 진짜 승질도 버리고 모듈도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대승적 차원으로다가 설명서는 좀 판매처에서 신경써서 보강해 줬으면 싶다. 

구형 형광등을 LED로 셀프교체하려고 계획중이지만 전기라곤 만져본 적 없는 평범한 분들에게 레알 찐 후기가 도움이 되셨으면 하여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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